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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꿈의 나노 물질 그래핀, 전자산업 패러다임을 바꾼다 Common Knowledge


디스플레이 꿈의 나노 물질 그래핀,

전자산업 패러다임을 바꾼다



탄소나노튜브. 나노기술과 연관돼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용어다. 튜브 모양의 이 탄소 덩어리는 나노 분야에서 가장 촉망 받는 소재이다. 그런데 최근 탄소나노튜브가 그간 누려온 맹주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형태가 약간만 바뀌어도 전기적 성질이 바뀌는 등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한계가 드러나자 이를 극복할 새로운 형태의 물질을 만들려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노전자소자의 다음 시대를 이끌어갈 소재, 바로 그래핀이다.





과학자들이 그래핀에 열광하는 이유


그래핀(graphene)은 연필심에 쓰이는 흑연의 구성 물
질이다. 흑연을 뜻하는 그래파이트(graphite)와 화학에서 탄소 이중결합을 가진 분자를 뜻하는 접미사 -ene을 결합해 만든 용어다. 나노미터(nm)의 세상을 보는 전자현미경으로 연필심을 확대해 보면 켜켜이 쌓인 얇은 판이 관찰된다. 탄소원자들이 무수히 연결돼 6각형의 벌집 모양으로 수없이 쌓아올린 3차원 구조이다. 그래핀은 여기서 가장 얇게 한 겹을 떼어낸 것이라고 보면 된다. 즉 탄소 원자 한 층으로 되어 있는, 두께 0.35nm의 2차원 평면 형태의 얇은 막 구조이다.


현재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이다.

그래핀은 지난 2004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연구팀이 상온에서 처음으로 제작했다. 그래핀의 탄생 배경은 꽤 흥미롭다. 스카치테이프의 접착력을 이용해 매우 간단하게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흑연 결정을 넓게 펼친 뒤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떼면 얇은 단원자층의 탄소 덩어리가 떨어져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그래핀이다. 그래핀이 겹겹이 쌓이면 흑연이 되고, 김밥처럼 말리면 탄소나노튜브가 된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쓰이는 실리콘, 태양전지나 평면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쓰이는 투명전극인 산화인듐주석(ITO)은 늘리거나 구부리면 쉽게 깨지거나 전기전도성을 잃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전자기기는 이를 보호하기 위해 단단한 케이스가 필요하다. 실리콘이나 산화인듐주석과 비슷한 수준의 전기전도성을 가지면서 동시에 변형에 잘 견디는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유연한 소재가 바로 그래핀이다.


그래핀은 전문용어여서 일반인들은 선뜻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술이 미래에 어떤 기기에 적용될지를 살펴보면 얼마나 대단한 기술인지 알 수있다. 그래핀은 무엇보다 투명 플렉시블에 적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대형 TV를 주머니에 꼬깃꼬깃 접거나 말아서 들고 다니다가 캠핑 텐트 안에서 집에서와 똑같은 화질로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세계 과학자들은 왜 그래핀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우수한 성질을 지닌 그래핀의 특징 때문이다. 그래핀은 상온에서 단위면적당 구리보다 약 100배 많은 전류를,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전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전도성이 최고인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높고, 기계적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다. 게다가 신축성이 좋아 늘리거나 접어도 전기전도성을 잃지 않는다.

탄소가 마치 그물처럼 연결돼 벌집 구조를 만드는 그래핀은 이때 생긴 공간적 여유로 신축성이 생겨 구조가 변해도 비교적 잘 견딜 수 있다. 육각형의 탄소구조가 가지는 전자배치 특성 때문에 전도성을 잃지 않아 화학적으로 안정한 것이다. 이 말은 곧 미래 기술로 각광받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나 입는 컴퓨터에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산업적 활용에 대한 기대도 크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하거나 휘어지는 액정화면이 가능해 손목시계형 등 다양한 모양의 휴대전화를 만들 수 있다. 또 태양전지와 두루마리 컴퓨터, 접어서 들고 다니는 전자종이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그래핀으로 일반 반도체보다 저장 용량이 큰 컴퓨터 칩과 전자소자 등 초고속 나노 메모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래핀은 차세대 전자소재로 평가 받는 탄소나노튜브 보다 더 우수한 물질이다. 그래핀을 말아서 원통형으로 만든 구조가 탄소나노튜브이기 때문에 두 물질의 화학적 성질은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그래핀을 감는 방향에 따라 반도체와 도체의 특성이 달라지는 탄소나노튜브와 달리 그래핀은 금속성을 균일하게 갖기 때문에 산업적으로 응용하기에 좋다.

그래핀 분야에서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는 두각을 나타낸다. 지난 2005년 그래핀을 분리한 후 물리학계의 오랜 숙제인‘ 반정수 양자홀 효과’를 실험으로 증명했으며, 지난 1월 니켈을 촉매로 하고 1,000도의 고온에서 메탄과 수소가스를 사용하는 화학증기증착법을 통해 가로 세로 각각 2cm의 그래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국내 기업들도 그래핀 상용화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액정표시장치(LCD) 등 평면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쓰이는 산화인듐주석의 나날이 치솟는 가격 때문이다. 산화인듐주석의 가격이 2001년에 비해 10배나 오른 상태다. 이를 대체할 소재로 그래핀을 정한 것이다. 그래핀이 상용화돼 얇고 구부러지는 전자태그가 모든 사물에 부착된다면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로 연결된 유비쿼터스 시대를 앞당기게 될 것이다.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16 July · August 2009

IT Standard & Certification

TTA Journal No.124 17



Source : itfind.or.kr.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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