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축률 OECD최하위, 내수가 늘 수가 없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가 OECD의 자료를 인용해 한국이 과도한 사교육비 등의 영향으로 저축률이 급격히 줄어 경제성장을 잠식할 우려가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저축률 감소에 대해서는 일전에도 미국의 경우와 대비해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즉, 이미 우리나라의 가계는 버는 돈 보다 쓰는 돈이 많은 마이너스 형 가계가 되어가고 있으며, 지금의 임금 깎기 위주의 정책으론 결코 내수를 살릴 수 없다는 것 또한 자명합니다.
실제 우리 주변의 모습은 어떨까요?
이미 우리는 자녀의 사교육을 위해 어머니가 파출부 일을 하고 심지어는 사채까지 끌어다 쓰고 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보고 있습니다.
사실 사교육 뿐 아니라 각종 개발사업으로 나날이 높아지는 집값, 전세 값에 서민들은 계속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며, 학생들은 매년 폭등하는 등록금에 사회로 나서는 순간 신불자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 사회의 변동이 심해지면서 정보력과 자금력의 차이에 의해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사회안전망은 개발논리, 성장논리에 밀려 점점 약화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축을 할 여력이 없는 게 당연합니다.
정부에서 이런저런 사후약방문 같은 지원책을 내 놓고 있으나, 사회 각 분야의 근본 문제(최근의 사교육, 전세가격 같은..)를 개선하기 보다는, 오히려 국민들이 이런 왜곡된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대출까지 해줘 가며, 서민이 빚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고비용 경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온 나라가 개발열풍에 휩싸여 건전한 근로의 가치가 희석되고 부동산을 통한 일확천금을 노리는 분위기가 흘러 넘치면서 사회 분위기마저 버블에 쌓인 것이 사실인데, 내놓는 정책이란 것들이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경우가 많아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사교육비, 과시성 소비가 한국 저축율 하락 요인"
< 앵커 >
한국 국민들이 저축을 외면하는 게 경제 성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미국 언론이 지적했습니다. 사교육비 너무 들이고 과시성 소비가 지나친 게 문제라고 분석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정승민 특파원입니다.
< 기자 >
워싱턴 포스트는 과거 저축 강국으로 유명했던 한국이 OECD 즉 경제 협력개발기구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OECD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지난 1988년 25%에 달했던 한국민들의 소득 대비 저축율이 내년에는 3.2%까지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지난 10년 사이 한국의 가구당 평균 저축액이 3천3백 달러에서 525달러까지 떨어졌다며 가장 큰 원인으로 과도한 사교육비를 지목했습니다.
사교육비가 한국 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6%에 달하는 가운데 한국 초중고등 학생의 80%가 사교육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한 달 소득의 3분1을 자녀 교육비로 지출하고 있는 한국의 한 가정을 소개하면서 과도한 교육열이 한국민의 가계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저축율 하락의 또 다른 원인으로 과시성 소비행태를 꼽았습니다.
명품 핸드백과 수입 위스키, 고급 아파트로 대변되는 과시성 소비가 한국 사회전체에 만연돼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체면을 세우기 위한 겉치레와 허영이 비 이성적 지출과 과소비로 연결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될 경우 저축율 하락이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잠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정승민 minm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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