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정지원특파원】 미국은 세계 산업의 선두주자이기도 하지만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기도 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최근 발표한 ‘기후 재앙에 대한 미국의 책임’이란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960∼2005년 사이에 무려 2136억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을 기록했다.
이는 이 기간 전 세계 총 배출량인 8250억t의 26%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산화탄소는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를 태워서 배출한 온실가스다.
같은 조사에서 2위를 차지한 중국의 배출량은 886억t으로 11%를 차지해 미국과 현격한 차이를 나타냈다. 참고로 한국은 90억8000만t(전체의 1%)으로 16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녹색혁명’을 향한 미국의 움직임은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녹색 강국’이라는 이미지 쇄신에 힘쓰며 청정 에너지와 그린 비즈니스 등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미국을 위한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핵심 공약의 하나로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 10년간 1500억달러를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사업에 투입해 500만개의 고용창출을 꾀하겠다”고 다짐했다.
기후변화협약의 비준을 거부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는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변화협약(교토의정서) 가입과 온실가스 배출 제한 및 거래(Cap and Trade)의 도입을 약속했다.
오바마의 노력으로 미 의회는 내년까지 540억달러를 ‘녹색산업’에 투입해 경기 회복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관련 시스템 구축에 320억달러, 공공주택 등의 친환경 설비와 서민주택의 냉·난방 설비 지원에 220억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더불어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 자동차를 사는 국민에게 7000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공제해주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오바마는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지난 4월 ‘지구의 날’을 맞아 아이오와주의 한 풍력발전회사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녹색혁명’의 필요성에 관해 언급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국가가 21세기 세계 경제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풍력과 조력발전 등 대체에너지 자원개발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며 청정 에너지 개발과 풍력 자원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더불어 미국의 ‘녹색혁명’을 선도하는 사람은 앨 고어 전 부통령이다.
지난 200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에게 패한 뒤 ‘환경문제 전문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고어는 “최근의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현재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적 위기는 위험할 뿐 아니라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인프라 건설은 더 많은 사람을 투입해 일자리를 만들고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어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고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현 대통령에서부터 전 부통령에 이르기까지 전·현직 정계인사들을 중심으로 ‘녹색혁명’ 리더십이 활발하게 구축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오미영특파원】 '세계의 공장'이란 별명과 함께 '지구 오염의 주범'으로 지탄받아오던 '황색 대륙'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절감과 친환경 기술 개발, 환경평가 강화 등 국가적 역량을 '녹색 성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특유의 '국가적 돌파력'을 무기로 하루가 다르게 '황색 중국'에서 '녹색 중국'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녹색 대륙'으로 탈바꿈하지 않을 수 없다는 강한 의지가 깔려 있다.
미국과 함께 양대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지목 받던 중국은 최근 에너지 분야의 기술 개발을 통해 구체적 성과를 얻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NYT)지에 따르면 중국은 청정 석탄 화력발전 분야에서 이미 미국의 기술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그 동안 에너지의 대부분을 화석연료에 의존, 석탄발전소 등을 지속적으로 건설해오며 세계 각국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 2년 동안 환경파괴 국가란 오명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효율이 높고 원가가 낮은 청정에너지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어 이제는 세계적인 기술확보로 이 분야의 선두로 자리 매김 하고 있다.
태양전지 등 대체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면서 전 세계인이 쓰는 절전형 전구의 80%가 현재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을 만큼 수준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지난 4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청정 화력발전소 건설 등 환경분야에 기울이고 있는 노력에 비례해 올해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존 전망치인 3.2%에서 3.0%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 정부는 '녹색 대륙'을 현실로 만들고자 천문학적인 규모의 경기부양 사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환경영향평가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중국 환경보호부의 저우성셴 부장은 "경기부양을 위한 신규 건설 프로젝트로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환경보호부는 신규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환경 영향평가 심사를 엄격하게 하는 것은 물론 지방정부가 투자에만 초점을 맞추고 환경보호 조치에 소홀하지 않았는지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2003년부터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환경 당국으로부터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지에 대한 사전 평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오는 2015년까지 자동차 평균 연비를 18%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효율성이 떨어지는 석탄 화력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등 국가적 역량을 '친환경' 사업에 집중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일본
【도쿄=황성일특파원】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들이 세계 불황의 타개책으로서 녹색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그 기반 마련을 위한 법적·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 속에 오래 전부터 환경 대국으로서 주목 받았던 일본 역시 지난 1월 '녹색 기술의 세계 시장 진출에 따른 경제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는 등 녹색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일본 환경청은 태양광, 풍력, 지열 들을 이용한 자연에너지 개발 계획을 최근 발표하고 오는 2020년까지 자연 에너지에 의한 발전 용량이 현재의 25배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연 에너지 개발이 관련 기업들과 어떤 협력체제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자연 에너지 육성에 따른 고용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시책에 따라 현재 일본 기업들은 녹색 성장에 기반을 둔 기술 개발 및 구조 조정에 대규모 예산을 편성해 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프리우스가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도요타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소형차종의 확충과 생산량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트럭과 버스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한 미쓰비시후소는 정지시 자동으로 엔진이 꺼지는 '에어로스터에코' 하이브리드형 버스 보급에 나섰으며 미쓰비시자동차는 전지로만 움직이는 'i-MiEV' 전기차를 다음 달 말부터 출시할 계획이다.
또 미쓰비시전기와 NEC 등은 에너지 효율이 우수한 발광다이오드(LED)와 관련한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파나소닉, 닛산자동차, NEC 등은 리튬이온전지 양산을 준비 중이다. 산요전기와 샤프 등 전자업체들은 태양전지 생산력 확충에 나섰다.
여기에다 지난 4일 서구에 비해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가 잦아 주택의 내구성이 떨어지는 일본 주택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장기 우량주택 보급 촉진법'이 시행에 들어갔다. 우량 주택으로 인정되려면 열화 대책, 내진성, 에너지 절약성 등 9개 기준을 통과해야 하며 인정을 받으면 세제상 혜택을 받는다.
이같은 법률 시행에 맞춰 스미토모임업은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효과가 높은 주택을 대상으로 새로운 '장기론' 플랜을 마련하고 표시 금리보다 연간 1.55∼2.40%가량 싼 융자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절약 효과가 높은 주택의 보급을 통해 지구 온난화 방지에 공헌하겠다는 뜻이다.
녹색 성장에 대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도 뜨겁다. 아키타현은 주택용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비용을 조성하고 자연 에너지로 발전하는 전기 환경을 증명하는 '그린 전력증서'를 발행하는 제도를 도쿄도에 이어 두 번째로 도입했다.
지자체들은 아울러 '신에너지·에너지 절약 기본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하는 등 태양광 발전 시스템 보급 계발 사업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