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경향 829호
최지성·최도석·최주현 사장 ‘이재용의 신임’ 두터워

최지성·최도석·최주현(왼쪽부터).
삼성그룹의 13년에 걸친 경영권 불법 승계에 대한 논란이 지난달 29일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외양상 의문표에서 마침표로 ‘법적’결론을 맺었다. 그렇다 해도 이번 사법부의 ‘법적인 판단’이 곧바로 ‘도덕적인 판단’을 대체할 수는 없다. 사법부가 삼성을 바라보는 시각과 일반기업들을 바라보는 시각의 각도 차이가 현저하게 형평성을 잃었다는 시민사회단체와 국민들의 지적이 많아서다.
이런 지적과 별개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발목을 잡았던 거추장스러운 모래주머니를 떼어버린 만큼 ‘이재용의 삼성시대’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재용의 삼성 호(號)’를 이끌 ‘이재용의 사람들’이 주목 받고 있다. 이 전무가 삼성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적이 없기 때문에 측근이 있을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이 전무의 행보를 보면 최근 거리에서 누가 보좌하고 있는지 금방 눈에 띈다. 이 전무의 인적 네트워크는 크게 삼성그룹 특히 삼성전자와 구조본의 재무 통 핵심인맥, 해외유학 시 맺은 인맥과 그 밖의 재계 인맥으로 대별된다.
구조본 출신 인사들이 주축
삼성은 지난 1월 16일 주요 계열사 사장을 절반 가까이 교체하는 대규모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인사에서는 황창규 전 사장, 이기태 전 부회장 등 삼성전자의 간판 급 경영자들이 윤종용 전 부회장, 이학수 전 기획실장의 뒤를 이어 물러남으로써 ‘이건희 시대’에서 본격적으로 ‘이재용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수창·이인용·윤순봉·장원기·유석렬·배호원·정충기(위 왼쪽부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이 전무의 신임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진 최지성 사장이다. 최 사장은 삼성 회장 비서실을 거쳐 반도체,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등 삼성이 ‘월드베스트’를 내놓은 첨단산업 분야의 산 증인이다. 특히 디지털미디어총괄사장 시절부터 현재까지 이 전무와 해외 전시행사 등을 함께 다니는 등 ‘포스트 이건희’의 주축 세력으로 평가 받아왔다. 최근에도 이 전무의 ‘해외순환근무’에 가장 최근 거리에서 이 전무를 보좌했고 일본과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 출장 때도 동행했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출신인 삼성카드 최도석 사장도 측근으로 분류된다. 최 사장은 삼성그룹에서 30년간 관리재무분야를 담당했던 CFO(재무책임자) 출신이다. 마산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1975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최 사장은 이후1981년부터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재무·관리 부문에서만 27년 이상 근무했다. 삼성전자의 ‘금고’를 훤히 꿰뚫고 있고 ‘돈 관리’를 총괄했던 최 사장은 향후 이 전무 체제를 지탱할 기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막역한 사촌
최주현 삼성 에버랜드 사장도 측근으로 꼽힌다. 삼성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 에버랜드 사장으로 발탁된 최 사장은 전략기획실 감사팀장출신으로 자금, 경영관리, 그룹 경영진단 등 업무를 두루 거친 전략 통이다. 삼성 에버랜드 사장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삼성그룹의 소유지배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이재용 전무→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에버랜드→생명→전자→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룹에서 오너의 신임을 가장 많이 받고 충성을 다하는 사람이 에버랜드로 가게 돼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도 ‘JY라인’으로 꼽힌다.
이 전무의 ‘예비내각’은 구조본 출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홍보사령탑인 ‘삼성커뮤니케이션팀’을 총괄하는 이인용 부사장을 ‘이재용 라인’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정용진·이재현·김재열·조현문·이해욱·이현승·류진·서경배·앨빈토플러·손정의(위 왼쪽부터)
86년 회장 비서실을 거쳐 91년부터 삼성경제연구소에 근무했던 윤순봉 삼성석유화학 사장은 연구소 부소장 시절 이 전무의 중용으로 그룹 업무지원 실(홍보) 부사장으로 입성한 케이스다.S-LCD 출범부터 이재용 전무와 함께 일한 장원기 LCD총괄사장을 포함해 배호원 삼성정밀화학 사장, 유석렬 삼성 토탈 사장,장충기 삼성브랜드 관리위원장도 ‘이재용 사람’으로 지목 받는다.
이밖에 양해경 구주전략본부장, 브랜드관리위원회를 이끄는 이순동사장과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 삼성전자 재무 통으로 꼽히는 주우식 IR팀장과 동남아총괄 박상진 부사장도 이 전무 인맥으로 꼽힌다.이와 관련해 삼성그룹 홍보 팀 관계자는 “소위 ‘이재용 사람들’로 항간에 알려지는 인물들의 경우 정확한 근거도 없이 ‘라인’이니‘측근’이니 언론에서 마음대로 분류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라며 “언론에서 측근으로 분류된 임원들의 부담감이 많다”고 전했다.

이전무는 재계에도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우선 범 삼성 가의 가장 막역한 사이로는 사촌 지간인 동갑내기 정용진 신세계부회장이 꼽힌다. 정 부회장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5녀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아들로, 경복고를 함께 다닌 동창이다. 매제인 김재열 제일기획 전무(이 전무 둘째 여동생 서현씨의 남편)와는 청운중 동창생이다.
동아일보 김병관 회장의 차남인 김 전무와 서현씨의 만남을 주선한 것도 이 전무로 알려져 있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장손이자 사촌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 전무의 경복고8년 선배다. 효성그룹 오너가문과 인연도 깊다. 조현문 효성 부사장과는 하버드대에서 같이 공부했다. 조 부사장의 형인 조현준 효성 사장과는 일본 게이오대에서 같이 공부하며 친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그룹 이준용 회장의 장남인 대림산업 이해욱부사장과는 경복고 동기동창생이다.
유학인맥·해외지인들도 화려
이밖에 이현승 SK증권 대표도 미국 하버드대에서 함께 수학했다. 최근에는 태국에서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을 자신에게 소개해 가까워진 류진 풍산 회장과도 자주 연락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과는 막역한 사이다. 이 전무는 상무 시절삼성전자가 출시한 대형 LCD TV를 서 사장에게 선물했고, 서 사장은 이에 대한 답례로 회사 임원들의 휴대전화를 모두 애니콜로 교체하도록 지시했다는 일화가 나올 정도다. 오상수 전 새롬기술 사장, 김익래 전 다우기술 회장 등과도 친분이 있다.
이 전무의 게이오대학 동문으로는 임성욱 세원 회장(임대홍 전 미원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최성원 광동제약 사장(최수부 광동제약 회장 아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김재철 동원산업 회장 아들) 등이 있다. 하버드대 재학 시 친하게 지낸 인물로는 이현승 전 SK증권 대표, 최재원 SKE&S 부회장(최태원 SK회장의 동생), 윤석민 SBS홀딩스 부회장 등이 있다.
해외인맥도 화려하다. 이 전무는 이멜트 GE 회장, 니시무로 다이조 도시바 회장, 주룽지 전 중국 총리,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 등 해외 유명 인사들과 교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서울을방문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을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만난 바 있다. 이 전무는 또 지난해 삼성전자 CCO(고객최고책임자) 자리를 떠나 현재 ‘해외 순환근무’를 하면서 전 세계를 돌며 각계각층의 기업 CEO들과 만나 교분을 쌓고 있다.
<김태열 기자 yolkim@kyunghyang.com>
* 삼성 "이재용 시대" 연착륙 할까
* 삼성의 후계자, 대관식에(*경영권 승계) 더 바짝 다가섰다
* 이재용의 삼성 VS 삼성의 이재용.... 최종 결론은?





덧글